그날의 음악처럼
: "그날의 음악처럼"
연작 1편
(두리는 ~~)
어떤 인연은 소리 없이 다가온다.
마치 잔잔한 음악처럼,
처음엔 들리지 않다가,
천천히 마음 한켠을 간지럽히며 스며든다.
2019년 2월 19일,
그날도 평범한 화요일이었다.
어느 누군가에게는 그냥 스쳐 가는 하루였겠지만,
그들에게는 작고 조심스러운 인연이 시작되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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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정 와 경호 대화가 이어젔다.
“똑똑… 누구 없나요?”
처음엔 그냥 장난처럼, 그렇게 톡을 열었어요.
사실은, 조금 외로웠는지도 몰라요.
말을 걸어볼 사람… 그게 경호님이었고요.
“이제 친구됐으니, 서로에게 상처 주지 않는 오랜 인연이었으면 해요.”
이 말, 기억하시나요?
그땐 웃으며 적었지만, 속으론 진심이었어요.
사람 사이가 오래 가기 참 어렵잖아요.
그래서 더, 조심스럽게 시작하고 싶었어요.
저는 숫자에 둘러싸인 사람이라,
마음은 종종 계산 바깥으로 튀어나가곤 해요.
그래서 대화가 끊어지면 미안하고,
제가 바빠 대답을 늦게 하면 속상하지 않으셨을까,
괜한 걱정도 했어요.
경호님이 보내주신 음악,
처음엔 솔직히 제 취향은 아니었지만…
그 마음은 느껴졌어요.
내가 좋아하는 걸 나누고 싶다는 그 따뜻함.
그런 마음은, 참 고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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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는 ~~)
그녀는 조용히 말하고,
그는 다정하게 듣는다.
그는 음악으로 마음을 전하고,
그녀는 노래로 마음을 연다.
그들의 말은 둘이었지만,
그들의 마음은 하나의 선율로 흐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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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 To 미정
미정 씨,
처음 미정 씨가 제게 말을 걸었을 때,
기분이 이상했어요.
낯설고, 따뜻하고… 마치 잊고 지냈던 계절이 돌아온 느낌이었어요.
사진을 눌러보고,
그림을 보며 웃고,
하나하나 천천히 되새기며,
‘아, 누군가가 내게 말을 걸고 있구나’ 싶었죠.
음악을 보내며,
‘혹시 이 노래가 그 사람 마음에도 닿을까?’
그런 생각을 했어요.
미정 씨가 말했죠.
"음악이 제 취향이 아니라서요…"
조금 서운했지만, 괜찮았어요.
그보다 그 말조차 솔직해서 더 마음이 갔거든요.
미정 씨가 보내준 브레이킹 던, 샤넬의 음악…
이야, 그 곡들 속엔 미정씨의 하루가 담겨 있는 것 같았어요.
조용히 반복되는 멜로디처럼,
미정 씨는 그렇게 차분히 마음을 보여주더라고요.
"무슨 일 하세요?"
그 질문에 내가 미소 지었던 거, 아시나요?
궁금해주는 것만으로도,
왠지 특별해지는 기분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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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는 ~~)
사랑의 음악처럼,
서로의 리듬에 맞춰야 비로소 조화를 이룬다.
그녀는 바쁜 회계사무실에서,
그는 컴퓨터 앞 견적서 속에서,
잠시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그 틈 사이, 마음이 흘렀다.
사랑이란 이름은 아니더라도,
좋은 인연,
따뜻한 공기,
작은 웃음과 위로.
그 모든 것이,
그날의 대화 속에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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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정와 경호, 함께
우리는 아주 다른 하루를 살고 있지만,
가끔 이렇게 서로의 시간에 귀 기울일 수 있다면,
그걸로도 충분한 위로가 되겠죠?
너무 많은 걸 바라지 않아요.
그저, 상처 주지 않는 말,
진심이 느껴지는 톡,
그리고… 가끔 건네는 음악 한 곡.
이 인연이 오래도록
하나의 선율처럼 이어졌으면 해요.
서로의 귀를 간질이며,
조용히 마음속에 흐르는,
그런 노래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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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는 ~~)
그리고 그날 이후로,
그들의 마음엔 늘 잔잔한 음악 한 곡이 흐른다.
누군가를 생각하며 꺼내 듣는,
그날의 작은 인연이 남긴 따뜻한 멜로디.
p.s
내레이션과 편지로 엮은 잔잔한 드라마 처럼대화
장편 그날의 음악처럼 1편
2025.6.17
밝은 워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