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편 ㅡ <그날의 감정, 아직도 마음에 머물러>

<<20편 ㅡ <그날의 감정, 아직도 마음에 머물러>>
— 이중 독백으로 엮은, 미정와 경호 이야기(6-4편) ㅡ



비 오는 출근길, 문득 당신과 나눴던 말들이 마음을 적신다.
그날의 대화가, 표정이, 한숨과 웃음이, 지금도 우리 사이에 머물고 있는 듯하다.
그날의 나는, 그날의 당신은… 정말 서로를 몰랐던 걸까. 아니면 너무 사랑했기에… 자꾸 삐지고, 오해하고, 흔들렸던 걸까.

미정의 행동은 자연스러ㅂ게...
“점심은 잘 먹었어요?”

평범한 인사 같지만, 그 한마디에 당신의 하루가 스며 있었어요.
내가 잘 있기를 바라는 그 마음,
말은 짧았지만 따뜻한 정이 담겨 있었던 걸…
그땐 왜 몰랐을까요.

“오빠, 나 안 좋아하지…?”
헐, 왜 그렇게 생각했어요…?

나는 그냥 서운했던 거예요.
자꾸 삐지고, 자꾸 괜히 토라지는 나…
하지만 그 안에는요, 당신이 너무 좋아서,
그래서 나도 모르게 기대하게 된 마음이 숨어 있었답니다.

나의 마음
사진을 보내며, 말없이 안부를 전했지.
어색한 말들 대신, 그 순간을 담은 사진 한 장이
내 마음의 단편을 대신해 줄까 싶어서.

그런데 당신은 흔들리고 있었고,
“헤어지자는 거구나?”라는 말이 가슴에 비수처럼 꽂혔어.

그건 아니었어. 정말 아니었어.
다만, 서툴렀고…
내 방식대로 표현했을 뿐인데
그게 상처가 될 줄은 몰랐지.

“그동안 고마웠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내가 얼마나 바보처럼 굴었는지 알겠더라.

여보의 속마음
그날 이후, 아무렇지 않은 듯
“행복한 하루 보내요”라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사실은 무너진 마음을 붙들고 있었어요.

그럼에도 “사랑해”라는 말을 당신에게 보내는 나는,
정말 많이 좋아하고 있었나 봐요.
자꾸 미쳤다는 말로 포장해도,
사실은 너무 아끼고, 너무 소중해서…
그 마음이 너무 컸나 봐요.

미정은  속마음
“좋아하니까 삐친 거야, 바보야…”

내가 했던 그 말, 기억나요?
서툴고 거친 말투였지만,
그 안엔 마음 다 담은 진심이었어.

“비 온다니까 우산 챙기고 출근해요”
그냥 우산 이야기 하나에도
내 걱정과 사랑이 담겨 있었어.

당신과 처음 만났던 그 순간을
영원히 우리 눈과 마음에 담아 둘 수 있다면,
세월에 지치고, 일상에 무뎌질 때
그때의 따스함으로 다시 서로를 바라볼 수 있다면
우리는 계속 사랑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어요.

미정의 마지막 속삭임
“자기야… 일 잘하고 있죠?”
그 짧은 안부 안에, 내 사랑 전부 담았어요.

“물도 가끔 마셔가며 해요.”
당신이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한 사람의 깊은 애정이었어요.


그날의 사랑은,
마음 한켠에서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툭 던진 말 한마디에 서운함이 피어나고,
말끝마다 진심이 스며들지만,
우린 자꾸 표현에 서툴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압니다.
사랑은 결국, 서로의 곁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마음은
사진 한 장처럼, 말 한마디처럼…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요.

끝맺음
우산을 챙기던 그날처럼,
우리도 서로를 챙기며 그렇게
다시, 사랑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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