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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쓰는 편지




그대여,
언제나 나의 화두는 늘상 ''길''이었지.
아니 어쩌면 우리삶의 여정이 ''길 ''인지도 몰라.
터벅 터벅 홀로 걷는 그 길 위에서
무수히 스쳐간 만남, 사랑 , 이별, 그리고
고독과 외로움 까지도
그것을 침묵과 인내로 삭이면서
시눗대처럼 여위어 가는 삶이였지.
때로는 절망속에서도
가장 어두운 곳에서의 불빛이 가장 밝게 빛나리라는 믿음으로...

그대여,
너는 천성적으로 유미주의하고는
거리가 멀었던 것 같아.
그것들은 언제나 아주 간단하고 쉽게, 그리고 예고도 없이 네 곁을 떠나고 말았거든
그러나 손을 내밀면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꿈들 ,
그 막연한 기대나 환상이 있었기에,
또, 아름다운 기억들을 리마인드시키며
지금까지 애처롭게 버티고 있는지도 몰라.

그대여,
아주 오래 전에 모윤숙시인의
렌의 哀歌 라는 책을 읽은적이 있었지.
너무도 구구절절해서
하마터면 그러한 문장들에 속아
목숨을 걸어도 좋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잖아.
''렌''은 아프리카 밀림에서 일생동안
짝을 부르며 목이 터지도록 혼자 울다가
쓸쓸히 죽어간다는 ''새''라고 하더군.

혹시,
내 일생도 그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했는데 아무래도 나도 렌인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었지.

그대여,
자신의 인생을 완벽하게 살다가 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인생에 대하여, 삶에 대하여, 사랑에 대하여, 이별에 대하여?
삶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그러한 것들을 유기하거나 방종하면서 살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깊이 했지.

그대여,
때때로 나는 이러한 내 자신을 번역하거나 해독할 수 없어서 침잠해지는 때가 있었지.
불합리하게 뒤엉켜진
의식의 끈들을 조금이나마 그럴듯하게
꿰맞추려 해도
망서림없이 닻을 올린 채 떠나야 할 나침판이
내겐 없는 것 같아서
늘상 불안해지곤 했어.

적당히 고뇌하고 아주 적정하게
여유를 부리면서 삶의 질이나
맛을 즐기면서 사는 사람들을
가끔은 동경도 하면서....

그대여,
어디까지가 인생이고
어디까지가 삶일까.
인생과 삶에 대하여 최고의 코디네이터가 되는 방법은 무엇일까.

'' 인생은 한 편의 연극, 우리는 지금
무대 위에 서 있다 ''
라는, 쎄익스피어의 유명한 대사가 분명 맞긴 맞는데 지금껏 내 인생은 무대 위에서 어떠한 것도 연출해낼 수 없는,
그야말로 형편없는 무대라며 달걀세레나 몽땅 얻어맞는 그러한 연극만을 연출한 것 같아.

그대여,
언제나 사랑안에서
따스한 가족의 구성원 속에서 또한 그 사랑이
언제나 나와 함께 해 주기를 원한다면
차라리 탐욕일까
내 쓸쓸한 삶에서
그 평범하고도 당연한 일들은 어쩌면 허상의 이데아인지도 모르겠어
신성한 자유, 바람의 자유, 그리고 더불어 흐르고 싶은 강 같은 사람들..

그대여,
혹여, 내가 떠난 빈 자리,
그 배경에 아무 것도 없이 그냥 "하양" 일지라도 그래도 스스로는 불꽃같은 삶이였다고
잘 이기고 살았노라고
그렇게 스스로를 위안을 하고싶어.

내일
내일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며
오늘을 살고 있잖아
그 내일은
너의 슬쁜결핍을 안아줄
희망이 있을거라 믿으며....


글 :권나현
                                                                             
>출 처 -<좋은글> 中에서-
>이미지 출처 - 무료이미지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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