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끝의 따뜻함, 그대와 나의 거리(2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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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끝의 따뜻함, 그대와 나의 거리(2편-1)



때로는 한 줄의 말이 하루를 이끈다.
장난처럼 흘린 말끝에 묻어 있는 걱정,
사소한 듯 던진 인사 속의 다정함.
미정과 경호는 그렇게
말 사이로 서로를 감싸 안는다.

“점심 잘 먹었어요?”
당신의 하루가 궁금했어요.
무얼 먹었는지보다,
그 시간 당신 마음이 어땠는지가 궁금해서요.
“나 여보, 쯔쯔 먹었지.”
웃으며 대답하는 그 말 뒤에,
피곤한 하루가 숨어 있을까봐
괜히 마음이 쓰였어요.

그녀는 언제나 나를 챙긴다.
말로는 웃고, 글로는 장난치지만
그 안엔 은근한 염려가 깃들어 있다.
“그래도 당신은 경호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질투하는구나.”
그 말 속에,
내 마음을 다 읽은 듯한 눈빛이 보였다.
나는 애써 웃었지만,
사실 그 말이 고마웠다.

“프로필에 너 사진 넣었으면 좋았을걸…
너의 모습을 보고 싶어서.”
그 말은, 보고 싶은 마음을 조심히 꺼낸 고백이었어요.
“안 바꿀랭?”
장난처럼 던졌지만,
혹시나 부담이 될까 망설였죠.
당신은 몰랐겠지만,
그 말 뒤엔
내가 얼마나 그리워했는지가 숨어 있었어요.

“사랑해.”
그녀는 가끔
아무 예고 없이 그 말을 건넨다.
나는 그럴 때마다
숨을 고르게 된다.
짧은 단어 속에
그녀의 하루가,
그녀의 마음이 담겨 있다는 걸
이젠 알게 되었으니까.

“자기 이럼 나 슬퍼…”
서운해서 말한 거였어요.
아니, 정확히는
당신에게 조금 더 가까이 있고 싶어서.
그 말에 대답이 없어도 괜찮아요.
당신이 내 마음을 느껴준다면,
그걸로 충분하니까요.

“여보야.”
그녀를 부를 땐 늘 조심스러워진다.
사람 이름 하나 부르는 게
이렇게 따뜻할 수도 있다는 걸,
나는 그녀에게 배웠다.
“조심히 집에 들어가요.”
무심한 듯한 말이지만
그 말 하나에
내 하루의 다정함을 다 담았다.

“동영상 잘 볼게. 고마워.”
당신이 찍은 바다,
파도 소리 뒤에 당신의 눈빛이 숨어 있었어요.
보고 싶다는 말 대신
그 영상을 열어보며
당신과 마주 앉은 기분이 들었어요.

“이 뇨자랑 살아… 잘 지내.”
장난처럼 흘려보낸 말 한 줄.
그 속엔 조심스런 바람이 담겨 있었지.
언제까지나
이 사람과 웃으며 살고 싶다는
진심이 숨겨져 있었던 거야.

“응.”
“오키.”
“도키.”
“칫.”
그 짧은 말들 속에
우린 수많은 감정을 담았다.
장난처럼 말하고
진심처럼 느끼고
또, 말없이 안아주는 그 마음.

사랑은 꼭 길고 화려한 말이 아니어도 된다.
서툰 표현 속에서도,
그 안에 담긴 마음이 진심이라면
그걸로 충분하다.
미정과 경호는 오늘도
말 끝에서 피어나는 따뜻함으로 서로를 감싸며
조금씩 더 가까워진다.
그들의 사랑은,
한 줄의 안부에서 시작해,
서로의 하루를 지켜내는 조용한 풍경이 되었다.


― 나직한 말 하나로 이어진, 두 사람의 작고 큰 사랑 이야기.

2편-1 [끝]
2025-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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