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편 ㅡ <나직한 말 끝에서 피어난 마음>>
— 이중 독백으로 엮은, 미정와 경호 이야기 (3-1편)ㅡ
미정의 말을 걸어온다,,
"여보, 점심 잘 먹었어요?"
내가 먼저 묻는 건, 사실 당신의 하루가 궁금해서예요.
아무 일 없는 듯 보이는 그 일상 속에
혹시 마음 아픈 건 없는지, 나한테 숨기고 있는 건 없는지…
말로 다 묻지 못하니까, 나는 늘 조심스레 말을 건넨 거죠.
“나 여보, 쯔쯔 먹었지.”
장난처럼 대답하는 당신 말에
괜히 안도하면서도, 또 조금은 서운했어요.
내가 더 알고 싶었던 건, 오늘 당신의 속마음이었거든요.
그녀가 내게 말 건 날은
왠지 마음이 다 풀린다.
미정은 늘 그렇게 조용하게 내 안으로 들어온다.
"그래도 당신은 경호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질투하는구나."
그 말 들을 땐 웃었지만, 마음 한켠이 찌릿했다.
그래, 나는 당신을 신경 쓰고 있었던 거야.
그림자처럼, 티 안 나게.
하지만 그녀는 그런 내 마음도
장난처럼 스쳐가며 다 알아채버린다.
그래서 무섭고, 그래서 고맙다.
"프로필에 너 사진 넣었으면 좋았을걸… 너의 모습을 보고 싶어서."
그 말을 한참을 망설였어요.
보고 싶다고 직접 말하는 건 왠지 겁이 났거든요.
괜히 마음이 무거워질까 봐,
혹은 내가 너무 많은 걸 바라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
"안 바꿀랭?"
그 장난스런 말 끝에 담긴
내 그리움이 당신에게 닿았을까요.
그녀의 말엔 늘 두 겹의 감정이 있다.
장난과 진심.
그 사이를 잘 읽어야 한다.
"사랑해."
단순한 말 같지만, 그녀가 내게 그 말을 건넬 땐
늘 마음이 흔들린다.
“바보같이 굴래요. 나는 너를 바로처럼 생각은 안 해…”
그래도 그 말 너머에
‘나는 너를 생각해’란 마음이 느껴졌다.
미정은 늘 그렇게 말 끝에 진심을 숨겨둔다.
"자기 이럼 나 슬퍼."
이 말 한마디 건넬 때, 나는 꽤 용기 냈어요.
슬프다고 말하는 것도,
당신에게 서운하다고 말하는 것도
내겐 어쩌면 사랑의 한 방식이었거든요.
당신이 내 마음에 머물고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조용한 신호였어요.
"여보야."
그 이름 한 번 부르면,
내 안이 따뜻해진다.
멀리 있어도, 마음은 곁에 있는 듯한 기분.
"조심히 집에 들어가요."
그 말은 걱정이자, 기도였다.
이 사람에게 아무 일도 없기를.
내가 곁에 없을 때도
세상이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길.
"동영상 잘 볼게. 고마워."
그 영상 속 바다, 당신이 찍었다는 그 풍경엔
당신의 눈빛이 담겨 있었어요.
그 바다만 봐도 당신 마음이 느껴졌고,
그 영상 속 작은 파도 소리에
내 이름을 부르는 듯한 당신의 음성이 들리는 것 같았어요.
"이 뇨자랑 살아… 잘 지내."
장난처럼 흘려보냈지만
그 말은 결국 내 진심이었지.
내 삶 속에서
그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조심스러운 고백.
그녀의 대답이 없어도 괜찮아.
그저 오늘도 내 말에 미소 지어준다면,
그걸로 충분하니까.
"도키", "오키", "칫", "ㅋㅋㅋ"
이런 짧은 말들 사이에도
우리는 서로를 이해했다.
말이 다 하지 못한 감정들을
우린 대화의 틈으로 흘려보냈고,
그 사이로 사랑이 자랐다.
마지막, 서로의 마음
미정
사랑은 소리 높여 말하는 게 아니라
당신처럼 조용히, 매일 안부를 묻는 일이에요.
나는 그런 당신을 사랑해요.
말로 다 말하지 않아도
당신의 마음은 나에게 충분히 전해져요.
경호
사랑은 어쩌면 서툰 말들로 서로를 안아주는 일.
완벽하지 않아도, 그 진심이 닿는 순간
우리 사이엔 꽃이 피지요.
미정,
나는 오늘도 너에게
"저녁 맛있게 먹어요"라는 말로 사랑을 전하고 있어요.
우리의 대화는, 조용한 시다.
말 끝마다 피어나는 애틋한 꽃 한 송이.
우린 그 꽃을 마음속에 조용히 건네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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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5 -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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