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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에  쓰는 편지 /  주선옥 
 
내안의 나를 만나고 싶었습니다.
뜨겁기만 하던 마음이 조금씩  식어
맑은 시냇물처럼  흐르며
하늘을 닮아  깊어가는  사랑으로 
 
우거지는 녹음속에 온통 휩쓸려
취기어린 흥분으로  후둑거리던 심장이
한장씩 빛바래가는 나뭇잎에 이는
바람처럼 잔잔해져 쉬어가기를 
 
가을은 기다림이 었습니다.
이른 봄부터 자기 본연의  빛과 형상을
오롯이  완성해 내려던 우주삼라 만상의  꿈
그 기다림들이 드디어 견디고 익어서
씨앗속의 나무 한그루로 다시  잠들기까지 
 
사람들은 익숙된 듯이 무심 하지만
자연의 이치는 얼마나 경이로운지 모르겠습니다. 
 
그곳을 수없이 지나 가면서도 무심히 스치고
그 존재마져  느끼지 못하였건만  지금  그
자리에는 완연한 색으로 물들어 있고
온전한 생명을 품은 위대함으로  우뚝서서
제 몫을 살아내는 나무와 풀과 꽃을 봅니다.

가을에는
그리운이 더 그립고
보고픈이 더  보고싶습니다.

주선옥 

>글출처:카스-좋은글귀와 명언
>이미지 출처:카스-좋은글귀와 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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